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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의 뜻

춘향이 이야기로 배우는 [작교풍류]와 [물각유주] 사자성어

by 사자성어 왕 2021. 1. 26.

작교풍류 뜻: 술잔을 나누며 멋스럽게 놀다 / 물각유주: 무엇이나 제각기 주인이 있다

1. 작교풍류

광한 진경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다. 바야흐로 이르되 호남의 제일성이라 하겠다. 오작교가 분명하면 견우 직녀 어데 있나? 이런 승지에 풍월이 없을쏘냐. 도련님이 글 두 구를 지었으니, 드높고 밝은 오작의 배에 광한루 옥섬돌 고욱 다락이라 누구냐 하늘 위의 작녀란 별은 흥나는 오늘의 내가 견우일세 이 때 내아에서 잡술상이 나오거늘 한 잔 술 먹은 후에 통인, 방자에게 물려주고 취흥이 도도하여 담배 피워 입에다 물고 이리저리 거닐 적에, 경처에 흥을 재워 충청도 곰산, 수영 보련암을 자랑한댔자 이곳 경치를 당할 수 있으랴. 붉을 단, 푸를 청, 흰 백, 붉을 홍, 고몰고몰이 단청, 버드나무 꾀꼬리가 짝 부르는 소리는 내 춘흥을 도와 준다. 노랑벌, 흰나비, 황나비도 향기 찾는 거동이다. 날아가고 날아오니 춘성의 안이요, 영주는 바야흐로 봉래산이 눈 아래 가까우니, 물은 본시 은하수요, 경치도 잠간 천상 옥경과 같다. 옥경이 분명하면 월궁의 항아(달 속에 있다는 선녀)가 없을쏘냐. 이 때는 춘삼월이라 일렀으되, 오월 단오일이렷다. 일년 가운데 제일 좋은 시절이다. 이 때 월매 딸 춘향이도 또한 시서음률이 능통하니, 천중절을 모를쏘냐. 그네를 뛰려고 향단이를 앞세우고 내려올 때 난초같이 고운 머리, 두 귀 늘여 곱게 땋아 금봉비녀를 바로 꽂고 비단치마 두른 허리, 다 피지 아니한 버들들이 힘없이 드리운 듯, 아름답고 고운 태도로 아장거려 흐늘거리며 가만가만 다닐 적에 장림 속으로 들어가니, 녹음방초 우거져 금잔디 좌르륵 깔린 곳에 황금 같은 꾀꼬리는 쌍쌍이 오고 갈 제, 백자 길이로 높이 매고 그네를 뛰려 할 제, 수화유문 초문장옷, 남방사 흩단치마 훨훨 벗어 걸어 두고, 백방사 진솔속곳 턱밑에 훨씬 추고, 연숙마 그네줄을 섬섬옥수 넌짓 들어양수에 갈라 잡고, 백릉버선 두 밭길로 살짝 올라 발 구를 제, 세류 같은 고운 몸이 단정히 노니는데, 뒷단장 옥비녀, 은죽절과 앞치레 볼 것 같으면 밀화장도, 옥장도며 광원사 겹저고리 제색 고름이 모양이 난다. “향단아, 밀어라!” 한 번 힘을 주어 두 번을 굴러 힘을 주니 발 밑의 가는 티끌 바람 따라 펄펄, 앞뒤 점점 멀어가니 머리 위의 나뭇잎은 몸을 따라 흔들흔들, 오고 갈 제 살펴보니 녹음 속의 붉은 치맛자락이 바람결에 내비치니, 구만장천 흰구름 속에 번갯불이 비치는 듯 문득 보면 앞에 있더니 문득 다시 뒤에 있네. 앞에 얼른 하는 양은 가벼운 저 제비가 도화일점 떨어질 제 차려 하고, 쫓아가듯 뒤로 번듯하는 양은 광풍에 놀란 나비 짝을 잃고 날아가다 돌치는 듯, 무산선녀(중국의 초나라 왕이 만났다는 선녀) 구름 타고 양대 위에 내리는 듯, 나뭇잎도 물어 보고 꽃도 질끈 꺾어 머리에다 실근실근하며, “이 애 향단아! 그네 바람이 독해서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그네를 붙들어라.” 붙들려고 무수히 진퇴하며 한참 이렇게 노닐 적에, 시냇가 반석 위에 옥비녀 떨어져 쟁그렁소리 나니, “비녀, 비녀!” 하는 소리, 산호채(산호로 만든 머리꽂이)를 들어 옥소반을 깨치는 듯 그 태도, 그 형용은 세상인물 아니로다.

2. 물각유주

제비는 삼촌에 날아오고 날아가자 이 도령 마음이 울적하고 정신이 어찔하여 별생각이 다 나는 것이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오호(중국 근방의 다섯 개 호수)에 편주를 타고 범소백을 쫓았으니 서시도 올 리 없고, 해성 달밤에 슬픈 노래로 패왕을 이별하던 우미인도 올 리 없고 단봉궐 하직하고 백룡퇴로 간 연후에 독류청총하였으니 왕소군도 올 리 없고, 장신궁 깊이 닫고 백두음을 읊었으니 반첩여도 올리 없고, 소양궁 아침 날에 시중들고 돌아오니 조비연도 올 리 없다. 낙포의 선녀란 말인가 무산의 선녀란 말인가.” 도련님은 혼이 중천에 날아 일신이 고단하다. 진실로 미혼지인이로다. “통인아!” “!” “저 건너 화류 중에 오락가락 희뜩희뜩 얼른얼른하는 게 무엇인지 자세히 보고 오라.” 통인이 살펴보고 말하기를, “다른 무엇이 아니오라 이 고을 여자던 월매란 사람의 딸 춘향이란 여자입니다.” 도련님이 엉겁결에 하는 말이, “장히 좋다! 훌륭하다!” 통인이 말하기를, “제 어머니는 장사를 하오나 춘향이는 도도하여 백화초엽에 글자도 생각하고, 여공재질이며 문장을 겸전하여 여염집 처자와 다름이 없나이다.” 도령이 허허 웃고 방자를 불러서 분부하기를, “들은즉 급히 가 불러오라.” 방자가 대답하기를, “흰 눈 같은 살결에 꽃 같은 얼굴이 남방에 유명하기로 방첨사, 병부사, 군수, 현감, 관장님네 엄지손가락이 두 뼘 가웃씩 되는 양반 외입쟁이들도 무수히 보려 하되, 장강의 색과 임사의 덕행이며, 이두의 문필이며 태사의 화순하는 마음과 이비의 정절을 품었으니 금 천하의 절이요, 만고 여중의 군자이오니 황공하온 말씀으로 함부로 다루기 어렵내다.” 도령이 대소하고, “방자야, 네가 물건이란 각각 주인이 있음을 모르느냐? 형산의 백옥과 여수(중국의 금 산지)의 황금이 임자가 각각 있느니라. 잔말 말고 불러오라.” 이글은 김대수 춘향전을 참고했고 저작권은 모두 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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