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자성어의 뜻

사자성어 [청사등롱]과 [함정무어]

by 사자성어 왕 2021. 1. 31.

이야기로 알아보는 청사등롱과 함정무어 뜻

1.청사등롱

이 대 이 도령은 퇴령 놓기를 기다리다가, "방자야!" "예!" "퇴령 놓았나 보아라." "아직 아니 놓았소." 조금 있더니, "하인 불러라." 퇴령 소리 길게 나니, "좋다, 좋다! 옳다, 옳다! 방자야! 초롱에 불 밝혀라." 통인 하나 뒤를 따라 춘향이 집으로 건너갈 때 자취 없이 가만가만 걸으면서, "방자야! 상방에 불 비친다. 등롱을 옆으로 감춰라!" 삼문 밖에 썩 나서니 좁은 길 사이에는 월색이 영롱하고 꽃 사이에 푸른 버들 몇 번이나 꺾었으며 투기하는 소년 아이들은 밤에 청루에 들어갔으니 지체말고 어서 가자. 그렁저렁 당도하니 좋은 이 밤은 죽은듯이 고요한데 가기물색이 아니냐. 가소롭다. 어주자는 도원 길을 모르던가. 춘향의 문전에 당도하니 인적은 드물고 월색은 삼경이더라. 뛰는 고기는 출몰하고 대접 같은 금붕어는 임을 보고 반기는 듯 월하의 두루미도 흥에 겨워 짝을 부른다. 이 때 춘향이 칠현금 비껴 안고 남풍시를 희롱하다가 침석에서 졸더니 방자가 안으로 들어가되 개가 짖을가 염려하여 자취 없이 가만가만 춘향 방 영창 밑에 살짝 들어가서, "이 애 츤향아! 잠들었냐?" 춘향이 깜짝 놀라, "네 어찌 오냐?" "도련님이 와 계시다." 춘향이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울렁울렁 속이 답답하여 부끄럼을 이기지 못하여 문을 열고 나오더니 건넌방에 건너가서 저의 모친을 깨우는데, "애고 어머니, 무슨 잠을 이다지 깊이 주무시오?" 춘향이 모 잠을 깨어, "아가 무엇을 달라고 부르느냐?" "누가 무엇을 달랬소?" "그러면 어째서 불렀느냐?" 엉겁결에 하는 말이, "도련님이 방자 모시고 오셨다오." 춘향이 모친 문을 열고 방자 불러 묻는 말이, "뉘 왔냐?" 방자 대답하되, "사또 자제 도련님이 와 계시오." 춘향모 그 말을 듣고, "향단아!" "네!" "뒤 초당에 좌석과 등촉을 신칙감시하여 포진하라." 당부하고 춘향모가 나오는데 세상 사람들이 다 춘향모를 칭송하더니 과연 그 이유가 있었다. 예로부터 사람이 외탁을 많이 하는 고로 춘향 같은 딸을 낳았구나. 춘향모 나오는데 거동을 살펴보니, 반백이 넘었는데 소탈한 모양이며 다정한 거동이 표표정정하고 살결이 윤택하여 복이 많게 보이더라. 점잖은 걸음으로 걸어 나오는데 가만가만 방자가 뒤를 따라온다.

2. 함정무어

이 때 도련님이 천천히 거닐며 뒤돌아보고 흘겨보기도 하며 무료히 서 있을 대 방자가 여짜오되, "저게 춘향모로소이다." 춘향모가 나오더니 공수하고 우뚝 서며, "그사이 도련님 문안이 어떠시오?" 도련님 반만 웃고는, "춘향이 모친이라지 평안한가?" "예, 겨우 지냅니다. 오실 줄 진정 몰라 영접이 불민하옵니다." "그럴 리가 있나." 춘향모 앞을 서서 인도하여 대문 다 지나고 후원을 돌아 가니 해묵은 별초당에 등촉을 밝혔는데 버들가지 늘어져 불빛을 가린 모양이 구슬 발이 갈고랑이에 걸린 듯하고, 오른쪽의 벽오동은 맑은 이슬이 뚝뚝 떨어져 학의 꿈을 놀래 주는 듯하고, 좌편에 섰는 반송은 청풍이 건듯 불면 늙은 용이 꿈틀거리는 듯하고, 창 앞에 심은 파초, 일란초 봉미장(파초의 속잎이 봉의 꼬리 같다는 말)은 속잎이 빼어나고, 수심여주 어린 연꽃 물 밖에 겨우 떠서 옥로는 비껴 있고, 대접같은 금붕어는 고기 변해 용 되려 하고 때때로 물결쳐서 출렁출렁 굼실 놀 때마다 조롱하고, 새로 나는 연잎은 받을 듯이 벌어지고 급연 상봉석가산(뜰에 돌로 쌓아 놓은 산)은 총총히 쌓였는데 계해의 학두루미 사람을 보고 놀래어 두 죽지를 떡 벌리고 긴 다리로 징검징검 낄룩뚜르룩 소리 하며, 계화 밑에 삽살개 짖는구나. 그중에 반가운 것은 못 가운데 쌍오리가 손님 오시노라 두둥실 떠서 기다리는 모양이요, 처마에 다다르니 그제야 저의 모친의 영을 받들어 사창을 반쯤 열고 나오는데 그 모양을 살펴보니 뚜렷한 일륜명월이 구름 밖에 솟았는 듯 황홀한 그 모양은 측량하기 어렵다. 부끄러이 당에 내려 천연스레 서 있는 거동은 사람의 간장을 다 녹인다. 도련님 반만 웃고 춘향더러 묻는 말이, "곤하지 아니하여 밥이나 잘 먹느냐?" 춘향이 부끄러워 대답하지 못하고 묵묵히 서 있거늘 춘향모가 먼저 당에 올라 도련님을 자리로 모신 후에 차를 들여 권하고 담배 붙여 올리니, 도련님 받아 물고 앉았을 때 도련님 춘향의 집 오실 때는 춘향에게 뜻이 있어 와 계시는 것이지 춘향의 세간 기물 구경 온 게 아니로되, 도련님의 첫 외입인지라 밖에서는 무슨 말이 있을 듯하더니, 들어가 앉고 보니 별로이 할말이 없고 공연히 기침 기운이 나서 오한증이 들면서 아무리 생각하여 보아도 할말이 없었다. 방 한가운데를 둘러보며 벽 위를 살펴보니 상당한 기물들이 놓여 있다. 용장과 봉장, 가께수리 여기저기 벌려 있고 그림을 그려 붙여 있으되 서방없는 춘향이요, 학문하는 여자아이가 세간과 그림이 왜 있을까마는 춘향모가 유명한 사람이라 그 딸을 주려고 장만한것이었다. 조선의 유명한 명필 글씨가 붙어 있고, 그 사이에 붙인 명화 다 던져 두고 월선도란 그림이 붙어 있으니 월선도의 화제가 다음과 같았다. 임금님이 높이 앉아 군신의 조회를 받는 그림, 청년거사 이태백이 황학전에 꿇어앉아 황정경 읽는 그림, 백옥루 지은 후에 자기 불러 올려 상량문 짓는 그림, 칠월 칠석 오작교에서 견우 직녀 만나는 그림, 광한전 달 밝은 밤에 약을 찧어 항아의 그림, 층층이 붙였으나 광채가 찬란하여 정신이 산만하였다. 또 한 곳을 바라보니, 부춘산 엄자릉은 간의대부 마다하고 백구를 벗을 삼고 원학으로 이웃 삼아 양구를 떨쳐 입고 추동강 칠리탄에 낚싯줄 던진 경치를 역력히 그려 놓았다. 방가위지 선경이라. 남자의 좋은 짝이 놀 데가 바로 여기라. 춘향이 일편단심으로 일부 종사하려고 글 한 수를 지어 책상 위에 붙였으되, 운을 띤 것은 봄바람의 대나무요 향불을 피운 것은 밤에 책 읽을러라 "기특하다. 이 글 듯은 목란의 절개로다." 이렇듯 칭찬할 때 춘향모 말하기를, "귀중하신 도련님이 변변찮은 집에 와 주시지 황공하고 감격하옵니다." 이글은 김대수 춘향전을 참고했고 저작권은 모두 이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댓글